3. 정분합작용(正分合作用)
1) 정분합작용(正分合作用)이란 무엇인가?
위에서 수수작용은 사위기대를 터로 하고 행해진다는 것을 밝혔다. 즉 수수작용이 벌어지려면 반드시 중심(中心)과 주체(主體)와 대상(對象) 및 결과의 4위치가 세워져야 한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수수작용의 현상을 공간적 측면에서 파악(把握)한 개념이 사위기대(四位基臺)이다. 모든 현상은 공간성과 시간성을 동시에 지닌다. 수수작용의 현상도 시간적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수수작용의 과정을 시간적으로 파악한 개념이 정분합작용(正分合作用)이다. 즉 수수작용에 있어서 사위기대가 정해지는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다룬 개념이 동(同) 작용이다. 즉 먼저 중심이 정해지고 그 다음에 주체와 대상이 정해지고 맨 나중에 결과의 위치가 정해진다는 관점에서 본 수수작용이 바로 정분합작용이다. 다시 말하면 수수작용을 3단계 과정에서 파악한 개념이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시하면 그림 1-14와 같다.

통일원리(원리강론)에 사위기대는 정분합작용에 의한 하나님, 부부, 자녀의 삼단계로써 완성되므로 삼단계 원칙의 근본이 된다(1987, p. 43)고 한 것도 사위기대는 수수작용의 공간적 파악이요, 정분합작용은 그것의 시간적 파악임을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작용의 내용은 수수작용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다. 즉 심정(心情)을 터로 한 목적을 중심하고 주체와 대상이 원만하고 조화로운 상호작용에 의해서 합성체(合性體) 또는 신생체(新生體)를 이룬다고 하는 내용은 수수작용에 완전히 일치한다. 따라서 정분합작용의 종류도 수수작용의 종류와 일치한다. 즉 내적 자동적 정분합작용, 외적 자동적 정분합작용, 내적 발전적 정분합작용, 외적 발전적 정분합작용 등이 그것이다.
2) 정분합(正分合)과 정반합(正反合)
그런데 시간성(時間性)을 띤 이 정분합 작용(正分合作用)의 개념은 특히 공산주의의 유물변증법(唯物辨證法)과 비교된다는 점에서 의의(意義)가 있다 하겠다. 공산주의의 철학은 유물변증법으로서 이것은 자연의 발전법칙(發展法則)에 관한 이론이다. 그 내용은 모순(矛盾)의 법칙, 양(量)의 질(質)에의 전화(轉化)의 법칙, 부정(否定)의 부정(否定)의 법칙 등의 3법칙으로서 이것은 헤겔의 관념변증법에서 변증법을 따다가 유물론(唯物論)과 결부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헤겔은 그밖에 이같은 변증법이 진행하는 형식도 아울러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정-반-합(正-反-合), 또는 정립-반정립-종합(定立-反定立-綜合), 또는 긍정-부정-부정의 부정(긍정(肯定)-否定-否定의 否定)의 3단계형식이다. 마르크스주의는 이 헤겔의 변증법의 형식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자연, 역사 등의 발전을 설명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즉 사물이 발전하려면, 그 사물(事物(肯定 또는 正))은 반드시 그 내부에 자체를 부정하는 요소(反)를 지니게 되어서 양자가 대립하게 되는데(이 상태를 모순(矛盾)이라 함), 이 대립(모순)은 다시 否定되어서(부정의 부정) 한층 높은 단계로 지양(止揚; Aufheben))한다(合)고 설명한다. 이것이 정-반-합(正-反-合) 또는 긍정-부정-부정의 부정(肯定-否定-否定의 否定)(혹은 定立-反定立-綜合)의, 삼단계의 변증법적 진행형식이다. 여기서 지양(止揚)은 사물이 부정되었다가 재차 부정될 때, 그 사물의 긍정적 요소는 보존되어서 새로운 단계로 높여지는 것을 말한다. 계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는 과정이 그 적절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계란(受精卵)이 병아리가 되려면 정(正) 또는 긍정(肯定)으로서의 계란은 그 내부에 그 자체를 부정하는 요소(반 또는 부정)인 배자를 지니게 되며, 이 배자가 커감에 따라서 양자의 대립(모순(矛盾))이 커가다가, 드디어 이 모순이 지양(止揚)되어서 계란 껍질은 다시 부정되고(부정의 부정), 긍정적 요소인 유황(卵黃, 노른자), 유백(卵白, 흰자) 등은 양분으로 배자에 흡수된 후(保存, 止揚) 병아리가 되어서 부화한다(合).
이 정-반-합(正-反-合)의 형식을 마르크스주의는 사회발전의 설명에도 적용한다. 예컨대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로 발전하는 과정의 설명에 정-반-합(正-反-合)의 형식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즉 자본주의(正)는 반드시 그 내부에 그 자체를 부정하는 요소인 프롤레타리아계급(反)을 지니게 된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성장에 따라서 계급대립(모순)이 격화되며, 드디어 자본주의체제의 외피는 터지고(부정의 부정), 자본주의의 긍정적 성과(경제성장, 기술발전 등)는 그대로 보존되면서 한층 더 높은 단계인 사회주의에로 이행한다(合)는 것이다.
3) 정반합(正反合)이론의 비판(批判)
그러면 이제부터 정-반-합(正-反-合)의 3단계 형식을 비판하여 그 옳고 그름을 밝히고자 한다. 그 옳고 그름의 기준(基準)은 자연의 발전이나 사회발전의 실제의 사실이 이 3단계의 形式과 일치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는 유물변증법을 오래도록 과학이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변증법의 진행형식(進行形式)도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는 과학적 형식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또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현실문제(現實問題(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과 병폐의 제거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출현한 철학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유물변증법도 그리고 변증법의 진행형식의 이론도 모두 객관적(客觀的(과학적))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또 사회의 현실문제 해결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이것은 유물변증법도, 변증법의 진행형식의 이론도 모두 잘못된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먼저 계란이 부화되는 실제의 경우를 분석하면서 이 3단계 형식을 비판하고자 한다. 첫째로, 계란내의 배자는 계란의 발전을 위하여 나중에 부정적 요소로서 발생한 것이 아니며, 계란 껍질이나 난백(卵白; 흰자), 난황(卵黃; 노른자)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계란의 일부였다. 따라서 배자는, 자신도 그 一部인 계란을 부정할 수가 없다. 만일 배자가 계란을 부정하려면, 처음부터가 아니고 중간에 계란속에서 대립물로 생겨난 것이어야 한다. 이래야만 정-반-합(正-反-合)의 본뜻에 부합된다. 그러나 배자는 실제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계란의 일부였던 것이다.
둘째는 난백(卵白), 난황(卵黃) 등이 배자의 양분으로서 보존되는 것은 분명히 긍정(肯定)임에도 불구하고 부정(否定)으로 다룬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이다. 셋째로, 계란 껍질이 부화되는 순간(터진 뒤에) 즉 부정된 뒤에 배자가 새로운 단계인 병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미 다 된 병아리가(즉 새로운 단계의 병아리가) 그 자신의 부리로 쪼아서 껍질을 부수고 나오는 것이다. 이것으로 계란의 부화의 실제(實際)의 경우가 변증법적(辨證法的) 발전의 3단계형식(形式)에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사회발전에 적용한 3단계 발전이론(三段階發展理論)을 비판하고자 한다. 자본주의(正)가 프롤레타리아계급(反)의 대립·모순(혁명)에 의해서 한층 더 높은 단계인 사회주의로 이행(移行)되며(合), 이때 자본주의의 성과가 그대로 보존된다고 한 것도 실제의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 이 발전 형식(發展形式)이 옳은 형식이라면 첫째로, 영국이나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들이 벌써 사회주의 사회로 이행되었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공식이 적용될 수 없는 후진국(後進國)에 사회주의가 세워졌으며
둘째로, 그 후진국에 사회주의가 세워짐에 있어서 그에 앞서 약간이나마 싹트고 있던 자본주의의 성과가 보존은 커녕 도리어 훼상(毁傷)을 입게 되어 경제가 후퇴(後退)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레닌이 혁명후 신경제정책(新經濟政策)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으며, 덩샤오핑(鄧小平)이 문화 혁명후(革命後) 중국경제의 파탄을 자인(自認, 스스로 인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렇게 볼 때 변증법적 진행의 삼단계 형식을 사회발전에 적용한 이론도 실제의 역사적 사실과 상치(相馳, 서로 맞지 아니함)됨을 알게 된다. 특히 최근에 이르러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는 물론,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한 단계 더 앞서 있어야 했던 사회주의 종주국(宗主國)인 소련마저도, 경제적 파탄이 계속되다가 드디어 붕괴(崩壞)되고 말았다. 이 사실은 유물 변증법의 삼단계 발전형식(發展形式)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자연현상과도 맞지 않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 유물 변증법의 正-反-合의 발전 형식이론(發展形式理論)은 현실문제 해결에 완전히 실패(失敗)하고 만 것이다.
4) 정반합(正反合)이론과 현실문제 해결의 실패(失敗)
그러면 그 정-반-합(正-反-合)의 이론이 왜 현실문제의 해결에 실패하였는가? 그 원인을 분석해 보자. 그 첫째의 원인은 삼단계형식에 목적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없는 발전은 예정된 방향이 없기 때문에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계란의 경우 이미 병아리라고 하는 목표(目標(目的))가 확정되어 있으며, 적당한 온도(溫度)와 습도만 가해지면 그 목표의 방향대로 발전운동이 벌어져서 드디어 그 목표에 도달한다. 목표(목적)가 세워지지 않은 곳에는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 사회발전에 있어서도 목적없이 정(正)과 반(反)의 대립뿐이라면 거기에 설사 발전운동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자본가의 목적은 이윤(利潤)을 극대화(極大化)시키는 것이고 노동자의 목적은 임금인상(임금(賃金)引上)과 처우개선(處遇改善) 등을 실현하는 것이며, 극히 적은 일부 직업혁명가(職業革命家)들만이 사회주의 사회를 목표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를 볼 때, 그리고 사회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양계급(兩階級)의 대립은 무목적(無목적)의 대립이 되어 버려서 삼단계형식에 따르는 새로운 단계에의 도달(到達)은 처음부터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실패의 둘째 원인은 정-반-합(正-反-合)에 있어서 정(正)과 반(反)의 관계가 대립, 모순, 투쟁의 관계가 됨으로써 협조, 화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발전은 사회의 구성원인 인간과 인간과의 원만한 협조관계(協助關係)에서만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발전의 법칙(辨證法)과 형식(정반합(正反合))의 내용을 철학적으로 대립, 모순, 투쟁의 관계로 규정해 버렸기 때문에 모든 인간관계는 으레 모순(矛盾)의 관계 및 적대의 관계인 것처럼 상식화되어 버려서, 화합(和合)이나 협조(協助)는 도리어 비정상적인 것처럼, 또는 이례적(異例的)인 것처럼 느껴지기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이런 사회환경속에서 어떻게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만일 그 사회내에 협조에 의해서만 발전이 이루어 진다는 사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상적 이질감(異質感) 때문에 그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그 사회에 항거할 것이다.
발전이 반드시 조화로운 협조관계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대로 자연의 발전에도 적용되는 명제(命題)이다. 예컨대 위에 예거(例擧)한 계란의 부화의 경우, 배자-흰자-노른자, 껍질 등이 모두 병아리를 산출(産出)시킨다는 공동목적하에 서로 협조적으로 상호작용한 터 위에서 비로소 병아리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연계의 발전이나 사회의 발전은 반드시 공동의 목적 또는 목표를 중심하고 여러 요소들 또는 개체(個體)들간에 원만한 협조와 협력의 관계가 성립된 뒤에 이루어지는 것인데, 마르크스주의의 정-반-합(正-反-合)의 이론에서는 이러한 목적이나 협조관계가 도출(導出)될 수 없으며, 그 때문에 그러한 이론은 거짓이 되었고 현실문제 해결은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서 독자는 이 정-반-합(正-反-合)의 대안이 바로 정반합 작용(正分合作用)이라는 것을 곧 깨달았을 것이다. 正-分-合 작용의 이론은 바로 수수작용의 이론이요, 사위기대의 이론이기 때문에 이 정-분-합 작용의 3단계과정에 의해서만 목적 중심의 원만한 상호협조관계(相互協助關係)가 성립되며 그 결과로서 합(合)인 신생체(新生體)가 나타나는 것으로서 이것이 바로 발전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정-반-합의 3단계와 정-분-합의 3단계가 결코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3단계라는 점만 같을 뿐 정의 개념도 양자가 다르고, 반과 분도 다르고, 합의 개념도 양자가 다르다. 정반합의 정은 사물을 뜻하나, 정분합의 정은 목적 또는 심정을 뜻한다. 또 정반합의 반은 정인 사물에 대립하는 부정적요소(否定的要素)를 뜻하지만, 정분합(正分合)의 분은 분립물 또는 상대물이라는 뜻으로서 상대적 관계에 있는 주체와 대상을 말한다. 그리고 정반합의 합은 대립물이 대립을 지양한 후 하나로 종합되는 것을 뜻하나, 정분합의 합은 분의 단계의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이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개체(個體) 즉 신생체(新生體)가 나타남을 뜻한다. 이리하여 수수작용(발전적수수작용)을 시간적으로 파악한 개념인 정분합작용(正分合作用)이 발전에 관한 현실문제 해결에 실패한 마르크스주의의 정-반-합(正-反-合)의 유일한 대안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으로 원상구조(原相構造)의 주요내용을 전부 마친다. 그러나 여기서 마지막으로 원상구조에 관련된 사항 한 두가지를 더 첨가하고자 한다. 그것은 원상구조(原相構造)의 통일성과 창조이상이다. 먼저 원상구조의 통일성에 관하여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