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존재격위(存在格位)
모든 개체(個體)에는 반드시 각자의 존재위치(存在位置)가 주어져 있다. 개체에게 주어져 있는 위치를 존재격위(存在格位)라고 한다. 그리고 한 개체는 다른 개체와 더불어 주체와 대상의 관계, 즉 수수의 관계를 맺는데 이 때 주체와 대상의 격위에 차이가 생긴다.
(1) 연체(聯體)로 본 존재격위(存在格位)
그런데 한 개체는 개성진리체인 동시에 연체(聯體)이기 때문에 대상(對象)의 位置(대상격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주체(主體)의 位置(주체격위)에도 있게 된다. 그 결과 수많은 개체가 상하(上下), 전후(前後), 좌우(左右)로 연결되면서 격위(格位)의 계열(系列)이 이루어진다. 이 위치의 계열이 질서이다. 이같은 주체격위와 대상격위의 계열, 즉 연체의 계열은 원상에 있어서의 주체와 대상의 격위가 3차원의 공간(空間)의 세계인 피조세계에 전개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으나 그것들은 모두 연체이기 때문에, 격위의 차이를 통하여 수수작용을 함으로써 일대(一大) 질서체계(秩序體系)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질서는 원상(原相)의 2단구조(構造)를 닮은 존재(存在)의 2단구조(構造)가 연속적, 단계적으로 확대되어서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연체는 또 이중목적체(二重目的體)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주는 일대 (一大) 유기체이기도 하다. 이같은 유기체 질서의 최상위에 인간이 위치하고 있고 인간의 상위에 하나님이 위치한다.
(2) 종적질서(縱的秩序)와 횡적질서(橫的秩序)
그런데 우주의 질서에는 종적인 질서와 횡적인 질서가 있다. 우주의 종적 질서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달(위성)과 지구(혹성)가 대상과 주체(主體)의 관계로 수수작용을 하고 있다. 또 지구는 태양과 수수작용을 하여 다른 혹성과 함께 태양계를 형성하고 있는 바, 이 때 지구는 대상이고 태양이 주체이다. 다음에 태양은 다른 많은 항성과 더불어 은하계의 중심에 있는 핵항성계와 수수작용을 함으로써 은하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 태양은 대상이고 은하계의 중심인 핵항성계(核恒星系)는 주체이다. 또 은하계는 다른 많은 은하계와 더불어 우주의 중심부와 수수작용을 하여 우주전체(宇宙全體)를 형성하고 있다. 그 때 은하계는 대상이고 우주의 중심부가 주체이다. 이러한 달(衛星), 지구(惑星), 태양(恒星), 핵항성계, 우주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계열이 우주(宇宙)의 종적(縱的)인 질서이다.
다음은 우주의 횡적 질서(橫的秩序)의 예를 들어보자. 태양계를 보면 태양을 중심으로하여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등 아홉 개의 혹성이 횡적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다. 태양을 중심으로 한 이들 혹성간의 배열이 태양계에 있어서의 횡적인 질서이다. 이러한 횡적 질서가 다른 항성계(恒星系)에도 나타나고 있음은 물론이다. 태양계의 태양 중심의 종적 질서와 횡적 질서를 圖表로 표시하면 그림 2-8과 같다.

(3) 우주질서(宇宙秩序)와 가정질서(家庭秩序)
가정(家庭)도 본래는 우주와 같은 질서 체계(秩序體系)를 이루는 것이 그 본연의 모습이다. 가정에는 손자·자녀·부모·조부모·증조부모 라는 종적인 질서와, 부모를 중심한 자녀(子女)들인 형제자매의 서열(序列)로서 횡적인 질서가 있다. 가정의 縱的秩序와 橫的秩序를 圖表로 표시하면 그림 2-9와 같다.

통일사상에 의하면 구성요소(構成要素)로 볼 때 인간은 소우주(小宇宙)이며 우주의 축소체(縮小體)이다. 그리고 질서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정은 우주의 축소체이다. 그리고 우주는 가정의 확대형이다. 한 은하계 안에는 태양계와 같은 혹성계가 무수히 있다고 하며, 또 대우주에는 은하계가 또한 무수히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주는 무수한 천체 가정(天體家庭)의 집합체(集合體)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주는 원만한 수수작용에 의해서 그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한 아홉 개의 혹성이 태양과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각각 일정한 궤도(軌道)를 돌면서 원반형(圓盤形)을 유지하고 있다. 은하계는 약 2천억 개로 추산되는 항성(恒星)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며, 이 항성들은 그 중심인 핵항성계(核恒星系)와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각각 일정한 궤도를 따라 돌면서 전체가 볼록렌즈의 모양을 이루고 있다. 또 우주에는 약 2천억 개의 은하계가 있으며, 각각의 은하계는 역시 우주의 중심과 수수작용을 하면서 일정한 궤도를 따라 돎으로써 우주 전체의 통일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우주의 질서가 가정(家庭)에도 적용됨으로써, 가정도 본래는 각 격위(格位) 간의 원만한 수수작용에 의해서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천체(天體) 상호간의 원만하고 조화로운 수수작용, 천도(天道)에 의해서 우주의 질서와 평화가 유지되듯이 가정에 있어서도 조화로운 수수작용의 법칙(法則) 즉 사랑의 도리(道理)에 의해서 가정의 평화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 사랑의 도리가 바로 윤리이며 천도에 대응하는 가정의 규범이다. 그런데 인간의 타락 때문에 가정은 본래의 질서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가정윤리가 파탄됨으로써 불화가 일어나게 되었고 따라서 가정의 연장(延長)이요, 확대형인 사회에도 끊임없는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