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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식(認識)의 方法

(1) 수수작용(授受作用)

원리강론에는 주체와 대상이 상대기준을 조성하여 수수작용을 하면 생존(生存)과 번식(繁殖)과 작용(作用) 등을 위한 힘을 발생한다'33)고 되어 있다. 여기서 번식(繁殖)이란, 넓은 의미에서 출현, 발생, 증대, 발전을 의미한다. 또 작용(作用)은 운동, 변화, 반응 등을 의미한다. 인식은 지식의 획득(獲得)이나 증대를 의미하므로, 수수작용에 의한 번식의 개념에 포함된다. 따라서 인식은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라는 명제(命題)가 세워진다.

인식에 있어서의 주체는 일정한 조건 즉 대상에 대한 관심(關心)과 원형(原型)을 갖춘 인간을 말하고, 대상은 내용(屬性)과 형식(存在形式)을 갖춘 만물(事物)을 말한다. 이 양자의 수수작용에 의해서 인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그림 9-1)

(2) 사위기대(四位基臺)의 형성

주체와 대상의 수수작용은 반드시 목적을 중심하고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수수작용의 결과로서 인식이 성립(成立)된다. 따라서 인식은 사위기대(四位基臺) 형성(形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위기대(四位基臺)는 중심, 주체, 대상, 결과라는 4개의 위치에 의하여 성립(成立)된다. 다음에그각각의위치에대하여설명하고자한다.

1) 중심(中心)

수수작용의 중심이 되는 것은 목적이며, 목적에는 원리적(原理的)인 목적과 일상적이자 현실적(現實的)인 목적이 있다. 원리적인 목적은 하나님이 피조물을 지으신 창조목적으로서, 피조물의 입장에서 보면 그 피조물의 존재목적 즉 피조목적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심정(心情; 사랑)이 그 동기가 되었기 때문에 인간도 사랑을 동기로 하여 만물을 인식하는 것이 본래의 인식의 자세이다. 창조목적(피조목적)에는 성상적(性相的)목적과 형상적(形狀的)목적이 있으며 이 각각의 목적에는 다시 전체목적과 개체목적이 있다. 인식에 있어서 인간의 전체목적이란 이웃, 사회, 국가, 세계에 봉사하기 위하여 지식을 얻는 것이고, 개체목적이란 개인의 의식주(衣食住)의 생활과 문화생활을 위하여 지식을 얻는 것이다. 한편 대상인 만물의 전체목적은 인간에게 지식과 미를 주거나 인간에게 주관되어서 인간을 기쁘게 하는 것이며, 개체목적은 인간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墮落) 때문에 만물은 그와 같은 창조목적(피조목적)을 完遂할 수가 없어서 만물은 탄식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롬 8:22).

일상적인 목적(또는 현실적인 목적)이란, 원리적인 목적을 토대(土臺)로 한 개별적인 목적, 즉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각 개인의 목적을 말한다. 예컨대 식물학자가 자연(自然)을 볼 때는, 식물학도의 입장에서 자연계의 식물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할 것이다. 화가(畵家)가 같은 자연을 대할 때는 미(美)의 추구를 위한 지식을 얻고자 할 것이다. 또 경제인이 자연을 대할 때는 그 자연을 개발하여 사업을 일으킨다는 입장에서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할 것이다. 그렇게 함은 모두 기쁨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기쁨을 얻고자 하는 원리적인 목적은 같지만, 각 개인의 일상적인 목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 할 수 있다.

2) 주체(主體)

인식에 있어서 주체가 대상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주체가 지녀야 할 요건의 하나이다. 관심이 없다면 주체와 대상 사이에 상대기준이 성립되지 않게 되어서 수수작용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길을 걷다가 친구와 마주쳤다고 하자. 그가 무슨 일을 골똘히 생각하면서 길을 걷고 있었다면, 관심이 그 일에만 쏠려 있었기 때문에 그 친구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버릴 것이다. 또 등대(燈臺)지기의 부인(夫人)이 잠을 자고 있을 때, 파도소리 때문에 잠을 깨지는 않으나, 파도소리보다도 작은 자신의 어린아이 울음소리에는 잠을 깰 수가 있다. 이것은 파도소리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그것을 의식하지 않으나,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에는 항상 관심이 있으므로 작은 소리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연히 사물을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예상치도 않았는데 갑자기 번갯불을 보고 천둥소리를 듣는 경우가 그 뚜렷한 예이다. 그와 같은 경우는 주체에 관심이 없어도 인식이 가능한 것같이 생각되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무의식적(無意識的, 잠재의식적)으로나마 반드시 관심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렸을 때 모든 것에 대하여 놀라움과 호기심을 가지고 대했던 일들을 기억할 것이다. 이 놀라움과 호기심이 바로 관심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 인간은 외국땅에 처음 갔을 때에도 모든 사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대하게 된다. 그러나 성장함에 따라, 또는 여러 번 외국여행을 해봄에 따라서 관심은 습관화되고 잠재의식화하게 된다. 그것은 관심이 없어져버린 것이 아니고 잠재의식 속에서 관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체가 가져야 할 또 하나의 요건(要件)은 원형(原型)을 지니는 것이다. 아무리 대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다 해도 원형(原型)이 없다면 인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처음으로 외국어를 듣는 경우 그 말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 모른다. 또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은 낯설은 얼굴로 비치지만, 과거에 만난 적이 있다면 비록 잊어버렸더라도 왠지 모르게 낯익은 얼굴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인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체속에 판단(判斷)의 기준이 되는 원형이 반드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안 된다.

3) 대상(對象)

인식의 대상에는 자연의 만물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의 사물이나 사건, 인물 등도 있다. 통일원리에 의하면, 만물은 인간의 대상으로서, 인간은 만물의 주체(주관주)로서 지어졌기 때문에 주체인 인간은 대상인 만물을 사랑으로 주관한다고 되어 있는데, 그 때 인간은 만물을 감상(鑑賞)하거나 인식(認識)하면서 주관하게 된다. 따라서 만물은 미(美)의 대상, 인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용으로서의 만물의 속성과 형식으로서의 존재형식(存在形式, 관계형식)이다. 이와 같은 내용과 형식은 만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긴 하지만, 실은 만물 자체가 스스로 구비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에 의해 만물에게 주어진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총합실체상(總合實體相)이요 우주의 축소체이므로, 만물이 가지고 있는 내용과 형식에 대응(對應)하여 축소된 형태로서 역시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4) 결과

목적을 중심하고 주체와 대상이 수수작용을 하면 반드시 결과가 나타난다. 여기서 결과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위기대(四位基臺)의 성격을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상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위기대에는 내적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 외적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 내적발전적사위기대(內的發展的四位基臺), 외적발전적사위기대(發展的四位基臺)의 4종류가 있다.

인식은 기본적으로 주체의 내용-형식과 대상의 내용-형식이 수수작용을 통하여 조합(照合)함으로써 합성일체화(合性一體化)해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가 형성된다. 한편 창조나 주관의 경우에는 발전적사위기대(發展的四位基臺)가 형성된다. 그런데 인식은 주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인식없는 주관도, 주관없는 인식도 모두 完全한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인식과 주관은 인간과 만물의 수수작용에 있어서 상대적인 회로(回路)를 이룬다. 즉 인식의 과정은 수수작용에 있어서 대상에서 주체에로 향하는 회로(回路)이며, 주관의 과정은 주체에서 대상으로 향하는 회로(回路)이다. 여기에서 주관에 있어서의 발전적사위기대와 인식에 있어서의 자동적사위기대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주관이란 창조성을 발휘하는 것이므로 주관의 사위기대는 창조의 사위기대와 같은 것이다.

원상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하나님은 창조의 2단구조(構造) 즉 내적발전적사위기대(로고스의 형성)와 외적발전적사위기대를 통하여 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런데 이들 발전적사위기대(發展的四位基臺)에 있어서 먼저 내적발전적사위기대(內的發展的四位基臺)가 형성되고, 다음에 외적발전적사위기대(發展的四位基臺)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즉 내적인 사위기대(四位基臺)에서 외적인 사위기대(四位基臺)로라는 순서에 따라서 만물이 창조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인식을 위한 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는 먼저 외적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가 형성되고, 다음에 내적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가 형성된다. 즉 외적인 사위기대(四位基臺)에서 내적인 사위기대(四位基臺)로라는 순서에 따라서 인식이 이루어진다. 인식은 이 내적자동적사위기대(自同的四位基臺)가 형성됨으로써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바, 직접적으로는 외적인 요소와 내적인 요소의 조합(照合)에 의해서 성립된다. 그러면 그 인식의 과정(過程)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일까. 그것은 다음의 인식의 과정에서 명백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