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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도주의(人道主義) 가치관(價値觀)의 취약성(脆弱性)

인도주의(人道主義)(humanitarianism)는 휴머니즘(humanism,人本主義)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인도주의(人道主義)와 휴머니즘은 구별된다. 휴머니즘이 인간의 해방을 목표로 삼고 인격(人格)의 자주성(自主性)을 추구해 온 사조(思潮)인데 비하여, 인도주의는 윤리적인 색채가 강하며, 인격의 존중(尊重), 박애주의(博愛主義),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동물과 다른 인간다움이 있다. 따라서 모든 인간이 존중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막연한 사고방식이 인도주의이다. 그러나 인도주의에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문제가 명확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인도주의(人道主義)는 공산주의의 공격에 대해서 약점을 노출시켜 왔던 것이다. 예컨대 인도주의적인 어느 경제인이 있다고 하자. 공산주의자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할 것이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또 인간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공산주의자가 와서 그에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공부하고 있는가. 자기의 출세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결국 부르주아를 위하여 봉사하는 결과만을 가져온다. 우리들은 人民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와 같이 비판할 때 양심(良心)적인 청년(靑年)들은 반론하기 어려울 것이며, 공산주의자가 되지 않더라도 마음 속으로는 공산주의 이론에 일리(一理)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인도주의(人道主義)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공산주의자의 공격에 대하여 속수무책이었다. 이리하여 과거 적지 않은 인도주의(人道主義)자들이 공산주의로 넘어가기도 했다(공산주의가 무너진 오늘날에 와서 물론 그들은 공산주의가 결국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지만).

이상으로 종래의 여러 가치관들이 오늘날에 와서 그 설득력을 상실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았다. 그리하여 전통적인 가치관을 회복(回復)하는 길은, 확고(確固)한 신관(神觀)의 터 위에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定立)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