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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논의 변증법(辨證法, 靜止法)

만물은 유전(流轉)한다고 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과는 반대로 엘레아학파(學派)의 파르메니데스(Parmenides, 540?~480 B. C.)는, 존재는 불생불명(不生不滅)이며, 불변부동(不變不動)이라고 하였다. 파르메니데스의 사상을 이어받은 엘레아의 제논(Zenon, 490~430 B. C.)은 운동을 否定하고, 단지 정지(靜止)하고 있는 존재만이 있다는 것을 논증(論證)하려고 하였다.

물체(物體)는 움직이고 있는 것같이 보이지만 실은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論한 네 가지의 증명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아킬레스는 거북을 뒤좇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킬레스는 트로이전쟁(戰爭)에서 공로(功勞)를 세운 영웅으로서 대단히 빠른 발을 가지고 있으나, 결코 거북을 앞지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북이가 먼저 출발하여 일정(一定)한 지점에까지 나아간 후, 아킬레스가 그 뒤를 좇아갔다고 하자. 아킬레스가 거북이 있던 곳에 닿았을 때 거북은 이미 조금 앞으로 가있게 된다. 또 아킬레스가 다시 거기에 당도했을 때 거북은 또 조금 전진(前進)해 있게 된다. 따라서 항상 거북은 아킬레스보다 앞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증명(證明)은 날고 있는 화살은 정지(靜止)하고 있다고 하는 비시정지론(飛矢靜止論)이다. A지점에서 C지점을 향하여 날아가는 화살이 있다고 하자. 이 때 화살은 A와 C사이에 있는 무수한 B지점을 통과하게 되는데, B₁, B₂, B₃......... 지점을 통과한다는 것은, 그 점에서 잠깐 정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A와 C간의 거리는 무수한 점의 연속이므로, 난다는 것은 정지의 연속(連續) 즉 정지의 영속(永續)이 된다. 따라서 화살은 운동하지 않고 정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논의 방법(方法)은,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할 때 그 주장에 어떠한 모순(矛盾)이 생기는가를 문답식으로 따짐으로써, 상대방의 주장의 오류를 폭로해 가는 대화술(對話術)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를 변증법(辨證法)의 창시자라고 불렀다. 운동을 부정(否定)하고 단지 정지하는 존재가 있을 뿐임을 증명하려고 한 것이 제논의 변증법(辨證法)이기 때문에, 그의 변증법을 정지법(靜止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