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훗서얼의 현상학적방법(現象學的方法)
훗서얼(Edmund Husserl, 1859~1938)은 일체의 과학(科學)의 기초를 이루는 기초학(基礎學; Grundwissenshaft) 즉 제1철학(第一哲學)으로서 현상학(現象學; Phanomen -ologie)을 제창하였다.
현상학(現象學)은 과학(科學)의 이론을 구성하는 의식(意識) 그 자체, 인식을 수행(遂行)하는 의식 그 자체를 문제로 삼고 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cogito)라는 절대적 확실성을 출발점으로 하여, 종래의 철학의 근저(根底)에 숨어 있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독단을 배제하면서, 엄밀한 학으로서의 의식의 본질을 고찰하였다. 그리고 일체의 선입관을 배제(排除)하면서 순수의식을 직관적으로 명백히 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 사실(事實) 그 자체로!(Zu den Sachen selbst)를 모토(표어)로 삼았다. 여기서 사실(事實)이란, 선입견이 첨가된 경험적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한 사실적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서, 훗서얼의 현상학은 이 사실적(事實的)인 현상(現象)에서 사실적인 것을 배제(排除)하고 본질적인 현상을 직관(直觀)하는 단계를 거쳐서, 그 초월적(외적) 본질을 내재적 본질로 전환시킨 다음, 의식의 본질인 순수의식의 구조를 분석, 기술하고 있다.
우리들 앞에 가로 놓여져 있는 자연적 세계를, 자명(自明)한 것으로 보는 일상적인 태도를 자연적태도(自然的態度)(Naturliche Einstellung)라고 한다. 그러나 자연적 태도에는 뿌리깊은 습관성(習慣性)이나 선입관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자연적 태도에 의해서 인식되는 세계가 사실 그 자체의 세계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자연적태도(自然的態度)에서 현상학적태도(現象學的態度)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형상적환원(形相的還元)과 선험적환원(先驗的還元)이라는 두 개의 단계를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事實)의 세계에서 본질의 세계로 옮아가는 것을 훗서얼은형상적환원(形相的還元)(eidetischeReduktion)이라고 하였다. 그 때 행해지는 것이 자유변경(freie Variation)에 의한 본질직관(本質直觀)(Ideation)이다. 즉 존재하는 개개의 것을 자유로운 상상(想像)에 의해 변화시켜 보고, 그래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 직관(直觀)될 때, 그것이 곧 본질이다. 예컨대 꽃의 본질인 장미, 튤립, 꽃봉오리, 시들은 꽃 등에 관해서 검토하고, 그것들 중에서 불변(不變)한 것을 찾아냄으로써 얻어진다.
다음에 행해지는 것이 선험적환원(先驗的還元)(transzendentaleRuduktion)이다. 이것은 외계(外界)의 존재가 확실한가 확실치 아니한가에 관해서는 판단을 정지(停止)시킴으로써 행해진다. 그것은 외계의 존재를 부정(否定)한다든가 의심(疑心)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판단중지(判斷中止)(epoche), 또는 괄호 안에 집어넣음(Einklammern)을 행할 뿐이다.
그 때 괄호안에 들어가지 않고(배제(排除)되지 않고), 남는 것을 순수의식(純粹意識)(reines Bewusstsein), 또는 선험적의식(先驗的意識)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나타나는 것이 순수현상(純粹現象)(reines Phanomen)이다. 이와 같은 순수현상을 파악하는 태도가 현상학적(現象學的) 태도이다.(그림 11-1)
순수의식의 일반적 구조를 연구해 보면, 순수의식은 지향작용(指向作用)인 노에시스(noesis)와 지향(指向)되는 대상인 노에마(noema)로 성립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관계는 생각하는 것과 생각되어지는 것의 관계라 해도 좋다. 이와 같이 현상학(現象學)은 순수의식의 내재적 본질(內在的本質) 즉 순수현상을 충실히 기술하고자 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