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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선험적논리학(先驗的論理學)

선험적논리학(先驗的論理學; 超越的論理學)이란 칸트의 논리학을 말한다. 칸트는, 객관적인 진리성은 어떻게 해서 얻어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하여, 직관형식(直觀形式)을 통하여 얻어진 감성적(感性的) 내용을 사유형식(오성형식)과 결합함으로써, 즉 사유함으로써 얻어진다고 하였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사고(思考)에는 형식(形式)이 있었다. 형식논리학(形式論理學)의 판단형식(判斷形式)이나 추리형식(推理形式)이 그것이며, 헤겔논리학의 변증법(辨證法)의 삼단계 발전(三段階 發展)의 형식(形式)도 사고의 형식이었다. 마찬가지로 칸트에게도 사고하는데 일정한 형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그의 직관형식(直觀形式)과 오성형식(悟性形式, 사유형식(思惟形式))이다. 칸트의 오성형식에는 12가지의 형식이 있는데, 이것은 그의 12가지의 판단형식(判斷形式)을 터로하고 분류(分類)한 것으로서, 칸트는 판단의 종류를 양(量), 질(質), 관계(關係), 양상(樣相)의 4종류로 나누고, 다시 그 각각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누어서 12개의 판단형식(判斷形式)을 제시(提示)하였다. 이 12가지의 판단형식에 대응(對應)하는 12가지의 사유형식(思惟形式), 곧 12가지의 카테고리(범주(範疇))를 정립(定立)하였는데, 여기의 카테고리란 우리가 생각할 때 반드시 따르게 되는 근본적인 생각의 테두리를 말한다. 그런데 그는, 직관형식(直觀形式)이나 오성형식(悟性形式) 모두 선험적(先驗的)인 개념으로서, 경험(經驗)에 의해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의 논리학을 선험적논리학(先驗的論理學)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인식에 있어서는, 이 선험적형식(先驗的形式) 특히 오성형식(悟性形式) 그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으며, 반드시 외부로부터의 감각적(感覺的)내용과 결합되어 인식(認識)의 대상(對象)을 구성함으로써 비로소 인식이 성립(成立)하게 된다. 즉 오성형식은 인식(認識)을 위한 형식이었다. 칸트의 오성형식(悟性形式)은 개념(槪念)이며 범주(範疇)이다. 개념이라는 것은 내용이 없는 텅빈 그릇과 같은 것이다. 그 속에 내용이 채워지지 않으면 무의미(無意味)하다. 이것을 비유해서 예를 들면, 동물이라고 할 때, 동물 그 자체는 내용이 없는 단순한 개념일 뿐, 실제로 객관세계에 있는 것은 닭, 개, 말, 고양이, 고등어 등의 구체적인 개물(個物)들이다.

그런데 칸트에 있어서 닭, 개 등의 그 자체(물자체(物自體))는, 실제는 불가지(不可知)이다. 실제로는 닭이나 개 등의 물자체(物自體)들이, 그들의 여러 성질(性質)에 기인하는 다양(多樣)한 자극을 발(發)하여서, 그것으로 인간의 감각기(感覺器)의 감성(感性)을 촉발(觸發)하여, 물자체(物自體)의 여러 성질에 대응하는 잡다(雜多)한 영상의 단편(端片)들을 직관(直觀)하게 하는데, 이때의 직관(直觀)된 영상의 단편들을 감각적내용(感覺的內容) 또는 감각적 성질이라고 한다. 이 감각적성질과 마음속의 동물(動物)이라는 개념이 합쳐져서 비로소 현실의 닭이나 개가 되어 인식의(認識)의 대상(對象)이 된다.

이 비유의 예와 마찬가지로 오성형식(悟性形式) 그 자체는 내부(內部)가 텅 비어있는 틀에 불과하며, 외부(外部)로부터의 성질에 의하여 채워질 때 비로소 인식의 대상이 구성된다는 것, 그 구성된 대상을 인식한다는 것이 칸트의 주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이래의 일반논리학(형식논리학)은 인식의 대상과는 관계없이 사고의 일반적형식을 다루어 왔으나 칸트의 논리학은 인식의 대상에 관한 진리를 알아보고 확인하는 인식논리학(認識論理學)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