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작가(作家)에 의한 공산주의(共産主義)의 고발
공산주의의 지도자들은 예술가나 작가들에 대하여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입장에서 공산주의를 찬미(讚美)할 것을 강요했지만, 참다운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가나 작가들은 오히려 공산주의시대에도 공산주의의 허위(虛僞)를 신랄하게 고발했다.
그 전까지 공산주의에 매혹(魅惑)되어 있던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지드(Gide, 1869~1951)는, 1936년 고르키의 장례식에 초청되어 참석한 후, 약 일개월간 소련을 여행(旅行)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그가 실제로 본 소련사회에 대한 실망을 소비에트 기행기(紀行記)에서 솔직히 표현하였다. 그는 서언(序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3년 전 나는 소비에트연방(聯邦)에 대한 나의 감탄과 사랑을 감히 선언했다. 그 나라에서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실험이 시도되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을 희망(希望)으로 부풀게 했고 또 거기에 대하여 우리들은 무한(無限)한 진보(進步)와 인류를 이끌어 갈 만한 비약을 기대하였던 것이다.……우리들의 마음과 정신(精神)속에서 우리들은 미래의 문화 그 자체를 소비에트연방의 빛나는 운명에 연결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1개월간(一個月間)의 여행도중 소련의 민중들과 접촉해 본 감상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소비에트에 있어서는 어떤 일이든지, 그리고 모든 것에 일정한(한 가지) 의견(意見) 이외의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전부터, 그리고 확고하게 인정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러시아인과 말하고 있어도 마치 러시아人 전체와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드디어 그는 소련사회(蘇聯社會)를 다음과 같이 심하게 비난(非難)하였다. 오늘날 소비에트에서 요구되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을 수락(受諾)하는 정신(精神)이며, 순응주의(順應主義)이다.…… 나는 생각한다. 오늘날 어떤 나라에서도, 예컨대 히틀러시대의 독일에서 마저 인간의 정신이 이렇게까지 不자유하고, 이렇게까지 억압(抑壓)되어 있고, 공포(恐怖)에 떨며 종속(從屬)되었을까.
소련의 작가 파스테르나크(B. L. Pasternak, 1890~1960)는 아무도 모르게 닥터 지바고를 써서 러시아혁명에 대한 환상(幻想)을 토로하고 사랑의 사상을 호소했었다. 그 책은 소련에서 출판되지 못하고 외국에서 출판되어 대단한 호평(好評)을 받았으며 그것으로 그에게는 노벨문학상이 수여되기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그는 국내(國內)의 작가동맹으로부터 제명(除名)되었고, 반동적(反動的) 반소작가(反蘇作家)로서 비난받게 되었다. 파스테르나크는 그 책속에서 그 자신의 양심(良心)을 상징(象徵)하는 지바고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르크스주의(主義)가 과학(科學)이라구요? …… 마르크스주의가 과학적 분야이기에는 너무도 자제(自制)가 부족(不足)하다고 생각해요. 과학은 보다 더 균형적(均衡的)일 것이라고 보아요. 마르크스主義가 객관적(客觀的)이라구요? 나는 마르크스주의보다 사실에서 더 유리(遊離)되어 있고 더 자기폐쇄적(自己閉鎖的)인 사상(思想)은 없다고 봅니다.
그는 또 혁명가(革命家)가 지식인들에게 취한 태도를 비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훌륭했지요. 일을 성실하게만 해 주시면 대환영이지요. 사상(思想) 특히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면 더욱 좋구요. 환영(歡迎)은 당연지사(當然之事)지요. 잘 해 주어요. 일에 전념하고, 투쟁심을 갖고 탐구(探求)해 주어요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일거리를 잡고보면 사상이라는 것은 단순한 겉치레일 뿐이며, 실제로는 혁명과 권력의 좌(座, 자리)에 있는 者를 구가(謳歌)하는 말씀의 액세서리(부속품)에 불과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