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분석철학
1) 분석철학의 윤리관
철학의 임무는 일정한 세계관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언어의 논리적 분석을 통하여 철학을 일종의 과학적인 학문으로 삼고 자 한 것이 분석철학이다. 무어(G. E. Moore, 1873~1958), 러셀(B. Russell, 1872~1970), 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 1889~1951) 등의 케임브리지 분석학파와 슈릭(M. Schlick, 1882~1936), 카르냅 (R. Carnap, 1891~1971), 에이어(A. J. Ayer, 1910~1971) 등의 빈 학파 혹은 논리실증주의(logical positivism), 그리고 현대 영국의 일상 언어학파 등을 총칭한 것이 분석철학이다.
분석철학 중에서 윤리학설의 대표적인 것들을 들자면 무어의 직각설 直覺說(intuitionism)과 슈릭, 에이어의 정서설情緖說(emotive theory) 등 이 있다.
무어에 의하면, 선이란 정의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선’이란 ‘황금’이 단순한 관념인 것과 같이 역시 단순한 관념이라는 것, 그리고 ‘황색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이미 황색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어떠한 방법에 의해서도 설 명할 수(도, 대답할 수도)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이란 무엇인 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도, 대답할 수도) 없다”7)는 것이다. 그 리고 그는 “‘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의 대답은 ‘선이란 선이다’라는 것이고, 그것으로 끝이다”8)라고 하여 선이란 직각 (intuition)에 의해서 파악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무어에 있어서의 가치판단은 사실판단과 완전히 독립한 것이었다.
또, 슈릭이나 에이어에 의하면 선이란 주관적主觀的인 정서를 표현하 는 말에 불과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의사개념疑似槪念이었다. 따라서 ‘돈을 훔치는 것은 나쁘다’고 하는 윤리적 명제는 발언자의 도 덕적 불찬성의 감정 혹은 기분의 표명에 지나지 않고, 참도 거짓도 아 니라는 입장이다.
2) 통일사상에서 본 분석철학의 윤리관
첫째로, 분석철학자들의 윤리관의 특징은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을 분 리했다. 그러나 통일사상에서 볼 때, 사실판단이나 가치판단은 어느 쪽이나 객관적인 것으로서 일체가 되어 있다고 본다. 단지 사실판단은 누구나 감각에 의해 인정할 수 있는 현상에 관한 판단이므로 쉽게 객 관성이 인정되는데 대하여, 가치판단은 한정된 종교나 철학자들에 의 해서 주장된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주관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심령기준心靈基準이 높아져서 우주에 일관되게 작용하고 있는 가치법칙을 만인이 정확히 파악하게 된다면 가치판단도 보편타당 성을 띠게 될 것이다.
자연과학은 오늘날까지 사실판단事實判斷만을 다루어 옴으로써 사물의 인과관계因果關係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 자연과학자들 은 인과관계의 추구로는 자연현상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시 점에 도달하게 되었으며, 자연현상의 의미나 그 이유를 의문으로 삼게 됨으로써 사실판단과 더불어 가치판단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사실事實 과 가치價値, 즉 과학과 윤리는 통일된 과제로서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 다는 것이 통일사상의 견해이다.
둘째로 분석철학자들의 윤리관의 특징은 선이란 정의할 수 없는 것, 혹은 의사개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통일사상에서 볼 때 선은 명확히 정의할 수 있다. 즉 인간은 가정적사위기대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한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목적에 적합한 사랑의 행위를 마음의 의적기능으로 평가한 것이 선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선은 현실적인 사실(행위)에 대한 평가이므로 가치와 사실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