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섭리사관(攝理史觀)
역사는 처음도 끝도 목표도 없으며, 순환운동을 반복할 뿐이라고 보는 그리스의 역사관에 대하여, 기독교는 역사에는 처음이 있으며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직선적(直線的)으로 진행한다는 등 순환사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역사관을 제시했다. 즉 역사는 인간의 창조와 타락으로부터 시작하여 최후의 심판에 이르는 구원의 역사이며, 역사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신(神)의 섭리라고 주장한다. 이것을 섭리사관 또는 기독교사관이라고 한다.
기독교사관(基督敎史觀)을 체계화(體系化)한 사람이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가 쓴 신국론(神國論; The City of God)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신국(神國; Civitas Dei)과 악마에 유혹(誘惑)된 사람들이 사는 지상국(地上國; Civitas terrena)과의 투쟁의 역사로 보았으며, 끝날에 가서는 신국(神國)이 승리하여 영원한 평안을 얻는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역사의 진행은 하나님이 미리 정한 계획에 따른다는 것이다.
그는 타락(墮落)에서 구원에 이르기까지의 인류역사를 다음의 여섯 단계로 구분했다. (1)아담에서 노아홍수까지 (2)노아에서 아브라함까지 (3)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 (4)다윗에서 바빌론포로까지 (5)바빌론포로에서 그리스도의 탄생까지 (6)그리스도의 초림(初臨)에서 재림(再臨)까지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섯번째의 최후의 기간이 얼마나 계속되는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기독교사관에 의하여 역사는 목표를 지향하는 의미있는 역사로 비춰지고 있으나,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움직이는 도구적(道具的) 존재(存在)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역사관의 내용은 신비적(神秘的)인 것을 내포하고 있고, 논리성이나 법칙성이 결여(缺如)되어 있어서, 오늘날에 이르러 사회과학으로서 받아들이기는 어렵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