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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벤담

1) 벤담의 윤리론

벤담(J. Bentham, 1748~1832)의 선악관은 다음과 같은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자연은 인류를 고통과 쾌락이라는 두 주권자의 지배 아래에 두었다. 우리가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를 (우리에게) 지시하고, 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쾌락과 고통뿐이 다.”5) 이 전제에서 벤담은 쾌락(pleasure)과 고통(pain)을 선악의 기 준으로 하는 ‘공리성功利性의 원리原理’(principle of utility)를 주창하였 다.

벤담은 쾌락과 고통을 양적量的으로 계산하여, 가장 많은 쾌락을 가져 오는 행위를 선으로 보고 ‘최대다수의 최대행복’(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을 그 원리로 삼았다. 그는 인간 에게 쾌락과 고통을 가져오는 것으로 “네 개로 구별되는 원천이 있으 며 그것들은…… 물리적, 정치적, 도덕적 및 종교적인 원천이라고 불 려지고 있다”6)고 하였고,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것은 물리적인 원천이라고 하였다. 그것은 물리적인 쾌락과 고통만이 객관적으로 계 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이 균등하 게 물질적인 부를 얻는 것을 가장 소망스럽게 생각하였다.

칸트는 목적이나 물질적 이익에 구애되지 않는 순수한 선을 주장했 지만, 벤담은 선의 행위는 인간에게 최대의 행복을 가져다 주어야한다 고 주장하면서, 특히 물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 로 긍정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의 사상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그 배 경으로 한 것이었다.

그의 사상은 사회주의운동가 로버트 오웬(R. Owen, 1771~1858) 등 에 영향을 주었다. 오웬은 벤담이 말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자기 의 사상의 기초로 삼으면서, 불란서의 계몽주의사상과 유물론의 영향 하에 환경의 개선운동을 전개하였다. 인간은 환경의 산물이므로 환경 을 좋게 하면 인간의 성격은 선량하게 되고 행복한 사회가 실현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러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미국의 인 디애나주에 ‘뉴 하모니 평등촌’을 건설했지만, 그의 노력은 동료들간의 내부분열에 의해 실패하고 말았다.

그와 같은 사회주의운동의 영향하에서 공리주의자들은 사회개혁의 운동을 전개하였다. 즉 선거법의 개정, 빈민법의 개정, 소송수속의 간 소화, 곡물조례의 폐지, 식민지의 노예해방, 참정권의 확대, 노동자들 의 생활조건의 개선 등등의 운동을 추진함으로써 자본주의사회의 모순 의 개혁에 크게 기여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2) 통일사상에서 본 벤담의 윤리관

벤담은 칸트가 주장한 ‘의무로서의 선’이 아니라 선의 행위 그 자체 가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선을 주장했는데, 그 점에 관한한 통 일사상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행복을 물질적인 쾌락에 있 다고 본 그의 견해는 통일사상과 다르다. 물질적인 쾌락에 의해서는 인간의 참된 행복이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날 선진국 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스스로 행복하다 고 자인하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물질적 번영과 함께 사회혼란과 각종 범죄가 증대하고 있어서, 이 때문에 많은 사람 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공리주의에 의해 참된 행 복이 실현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통일사상에서 본 벤담의 사상은 환경복귀를 위한 사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상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인간 복귀와 함께 환경 복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섭리적으로 볼 때, 재림再臨의 때가 가까워 옴에 따라서 이와 같은 사상의 출현은 필연적이었던 것이다.

벤담과는 대조적으로 칸트의 경우는, 인간 복귀를 위한 사상이었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공리주의사상도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불충분한 것이어서 인간의 행복을 실현할 수는 없었다. 그 후 나타난 공산주의도 환경 복귀를 위한 사상이었으나 폭력혁명이라는 잘못된 방 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그 결과 행복한 사회가 실현되기는커녕 오히 려 비참한 사회를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인간의 참된 행복은 정신적 행복과 물질적 행복이 통일되어야 하는데, 인간이 안고 있는 정신적문 제와 물질적 문제를 통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선의 기준이 세워질 때 비로소 참된 행복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