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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질적 요소’와 ‘절대적 속성’의 개념

여기의 ‘동질적 요소’, ‘절대적 속성’의 개념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성상과 형상이 아무리 동질적인 요소의 두 가지 표현태 (表現態)라고 하더라도, 성상 그 자체와 형상 그 자체는 별개의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 (提起)될 것이다. 즉 수증기와 얼음이 물의 두 가지 표현태 (表現態)이기 때문에 그 본질은 인력 (引力)과 척력 (斥力)의 상호관계라는 점에서 아무리 동질적이라고 하더라도 인력 그 자체와 척력 그 자체는 별개의 것인 것과 같이, 성상 속에도 형상이 포함되어 있고, 형상 속에도 성상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성상과 형상이 동질적이라 하더라도, 성상 그 자체와 형상 그 자체는 별개의 것이 아니냐 하는 의문이다.

이것은 타당한 의문같이 보이지만, 그러나 결과 세계 (피조 세계)의 현상과 원인 세계의 현상과는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단견 (短見)이다. 그것은 마치 거시 세계 (巨視世界)의 현상과 미시 세계 (微視世界)의 현상의 차이와 같다 하겠다. 예컨대, **불확정성 원리 (不確定性原理)**가 그것이다.

미시 세계의 입자 (예:전자)에서는 그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의 치 (値)를 동시에 관측 (觀測)해서 얻을 수 없다. 또 광양자 (光量子)로 알려진 빛은 입자성 (粒子性)과 파동성 (波動性)이라고 하는 반대되는 두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거시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들이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거시 세계에서 경험한 판단 방식을 가지고는 미시 세계의 현상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으며, 따라서 미시 세계를 바르게 이해하려면 거시 세계에서 형성된 관념이나 개념을 버려야 할 때도 있음을 뜻한다. 궁극적 (窮極的) 원인인 하나님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결과의 세계 (피조 세계)에서 얻어진 개념들이 그대로 원인의 세계에서도 통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반드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상기 (上記)의 물의 비유 (比喩)에 있어서는 인력 (引力)과 척력 (斥力)의 두 가지를 공통 요소 (본질적 요소)로 삼았기 때문에 인력 그 자체와 척력 그 자체는 여전히 별개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그 인력과 척력을 하나의 힘에서 분화된 것으로 본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결과의 세계에 있어서, 과연 하나의 힘에서 인력과 척력이 분화되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원인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속성에서 두 개의 속성의 분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비유컨대: 미시 세계에 속한다고 보는 광양자 (光量子)는, 입자성 (粒子性)과 파동성 (波動性)의 두 가지로 나타나지만 ‘광양자’는 아인쉬타인이 붙인 이름이고 본래는 다만 하나의 속성을 가진 **‘빛’**일 따름이다. 그것이 현실 세계에 작용할 때, 부딪히는 대상에 따라서 두 가지의 양태 (樣態)를 나타낸 것뿐이다. 즉 광선 (光線)의 실체는 단 하나 뿐이며, 그것이 나타날 때 두 가지 양태를 보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빛 (태양의 빛)은 인간에게 밝기 (광명)와 뜨거움 (온열)을 제공한다. 이것도 각각 별개인, 밝기와 뜨거움이 합쳐서 빛을 이룬 것이 아니고 하나의 빛이 다만 인간의 시각과 촉각 때문에 두 가지의 속성으로 분화되어서 느껴졌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성상과 형상도 본래 전연 별개의 두 속성이 아니라, 하나인 절대 속성이 창조에 있어서 즉 구상 (말씀)에 앞서서 상대적인 두 속성으로 분화 (分化)된 것으로 봄이 마땅하다. 왜냐하면 만일 성상과 형상이 본래부터 이질적 (異質的)인 속성이었다면 그 사이에 수수 작용 (후술)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비유] 마치 인간 (타락 인간)이 물질 세계는 주관할 수 있으나 영계 (靈界)를 주관할 수 없는 것은, 육신과 물질 세계는 그 구성 요소가 동질이지만 타락 (墮落)으로 인하여 영인체 (靈人體)가 죽은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서 영계와는 공통 요소를 갖지 못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성상과 형상을 이렇게 설명하면 종래의 철학상의 동일설 (同一說) (Theory of Identity), 또는 **동일 철학 (同一哲學) (Identitäts philosophie)**과 같지 않나 하는 의문이 생길는지 모르나 , 그러나 동일 철학은 결과의 세계 (피조 세계)의 상대 요소 (정신과 물질 또는 주관과 객관)가 동일한 하나의 실체 (절대적 동일자)에서 유래하고 있다는 이론이어서, 결과의 세계 (피조 세계)에서 그 원인 (본질적 실체)을 설명하는 입장이지만 , 성상 형상의 **동질설 (同質說)**은 원인자 (하나님)의 속성의 본질만을 다루는 입장이어서, 그리고 하나님 세계는 무 시간의 세계이기 때문에 절대 속성과 상대적 속성과의 관계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점에서 동일설 (同一說)과는 전연 다르다.